#소심한 #선량한 #낭만적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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끔찍할 정도로 내성적이고, 극도로 소심하다. 제 나름대로의 의견도, 이를 펼쳐나갈 논리도 있지만 입 한번 제대로 열지 못해 무시당하는 일이 허다하다. 누가 말 없는 사람이 착하다고 했던가, 그는 수동공격성의 극한에 달했다. 동시에, 회피형이라고 세간에서 불리던가. 복잡한 관계는 언제까지나 피하려고 하는. 인간관계의 최악을 달리는 두 가지 습관을 가진 그의 사교성이 바닥인 것은,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으리라. 물론 이에 있어 그의 주변인들을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. 자신이 원하는 것 하나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그에게 질려 떠나지 않은 것 만으로도 가히 칭찬할 수 있지 않을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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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든 이야기의 끝이 해피엔딩일 수 없다는 것 쯤은 그도 알고 있었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낭만을 꿈꿨다. 모두가 죽지 않는 이야기, 모두가 행복한 이야기. 누군가는 그를 그저 순진한 온실 속 화초라고 생각할 지도 몰랐다. 그러나 그는 현실을 알았다.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죽어간다는 것을, 누군가는 불행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. 그러기에 그는 이를 바꾸고 싶었다. 자신의 힘이 미약할지라도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었다. 모두가 행복한 세상 만큼 멋진 것이 어디에 있겠는가!